롤리롤리 롤리팝~ 
롤리팝 폰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인터넷에는 빅뱅과 2NE1의 ‘롤리팝 송’이 주요 음악사이트와 컬러링, 벨소리 1위에 오르고 뮤직비디오를 패러디한 다채로운 UCC가 넘쳐난다. 언론에서도 롤리팝 폰의 성공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다. 그도 그럴 것이 롤리팝 폰이 최신 유행하는 터치폰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컬러풀한 색상을 제외하고 외양은 심플하다 못해 밋밋하기까지 한 롤리팝 폰에 어떤 숨겨진 매력이 있기에 젊은이들이 이토록 열광하는 것일까? 오늘은 디자이너 톡톡 세 번째 분으로 김성민 선임을 만나보기로 한다.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1층에 새로이 문을 연 자료실에서 김성민 선임과 마주앉았다.



[디자이너 톡톡] 김성민 선임 – 톡톡 튀는 롤리팝 세대를 위한 휴대폰 
김성민 선임 사진

디자인 이력을 보니 세그먼트 폰 전문 디자이너?
LG전자에 입사하기 전에 유모차와 카 오디오 디자인을 하다가 LG전자로 와서는 초콜릿2, 와인폰, 롤리팝 등을 담당했어요. 내가 디자인한 휴대폰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 뿌듯하고 성취감이 느껴져요. 휴대폰이란 것이 손안에 쏙 들어오는 작은 제품이다 보니 디자인이 더 섬세하고 까다로운 것 같아요. 어쩌다 보니 특정 타겟을 겨냥한 제품을 많이 디자인하게 되었네요 ^^

롤리팝 폰은 터치가 아니라 폴더인 것이 의외였다
롤리팝 폰의 숨은 인사이트는 기획단계에서 1723대상(고등학생, 대학생 트렌드 리더) 30명을 대상으로 한 고객 조사를 통해 도출되었어요. 보통 고객 조사는 전문가 그룹이 수행하고 디자이너는 관전(?)을 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번에는 제가 직접 디자이너라는 걸 숨기고 직접 질문을 했어요. 처음에는 당연히 최신 풀터치폰을 선호하겠거니 하고 접근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왜 그런가 했더니 수업시간 사이 쉬는 시간에 재빨리 문자를 보낼 때 보지 않고 누르는 폴더가 좋다는 거에요. 전혀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었죠 ㅋㅋ 남자들은 폴더를 열 때 간지가 난다고 생각하기도 하구요. 의외의 결과였지만 의사 결정과정에서 경영자들도 조사 결과를 보고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었죠.

휴대폰의 ‘셀카 지존’이 목표?
가장 힘준 건 셀카였어요. 무조건 해상도가 높다고 좋은 게 아니더군요. 어차피 디카는 따로 갖고 다니고 휴대폰은 그저 재미로 가볍게 찍는 셀카 정도를 원하는 거죠. 보통 셀카용으로 30만 화소 렌즈를 사용하는데 롤리팝 폰은 130만 광각 렌즈를 채용하고 소프트웨어로 자동 뽀샵 처리를 한 것 같은 효과를 준 것이 주효했다고 봐요. 디자이너들이 고객을 직접 만나보고 얘기를 해봐야 한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죠. 전 이미 30대를 넘어서 결코 혼자서는 알 수 없는 것도 많았지만 그 시절로 되돌아간 느낌으로 디자인을 했어요.

김성민 선임 사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 아쿠아 블루

매장에 나가보면 롤리팝 폰만 유독 컬러가 튀더라구요. 다양한 컬러는 다양한 꿈을 상징합니다. 제가 총 10개의 컬러를 1차 선택했고, 그 중에서 아쿠아 블루(파랑), 큐티 핑크(분홍), 보이쉬 티탄(진회색) 세 가지가 먼저 출시됐어요. 원래 불황에는 원색이 잘 팔린다고 하잖아요. 사실 제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아쿠아 블루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색이기도 해요 ^^ ‘푸른 꿈을 가진 젊음’을 뜻하죠~ 큐티 핑크는 여성들을 위한 컬러이고 보이쉬 티탄은 튀는 컬러보다는 세련됨을 원하는 분들을 위한 컬러에요. 조만간 다른 컬러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에요.

제품 사진형설지공의 디자인 철학
처음 디자인 컨셉트는 ‘Extreme Simple’이었어요. 저는 나름대로 ‘형설지공(螢雪之功)’이라고 붙여봤어요. 반짝이는 LED는 반딧불의 불빛이고 키패드 컬러인 화이트는 눈(雪), 올록볼록한 느낌의 키패드는 벌레(螢)의 배를 연상시키죠. 뒷면의 카메라 링에도 반짝이는 큐빅을 넣어서 보석 같은 느낌을 주었어요. 1723세대가 ‘힘들고 어려운 시기지만 공부 열심히 해서 보석 같은 사람이 되라’ 뭐 그런 의미를 담았다고 제 나름대로 의미를 담았죠. ^^

롤리팝은 외관은 무척 심플하지만 전면에 LED를 220개나 박아서 개성 있게 꾸밀 수 있도록 했어요. 무의미한 번쩍임이 아니라 시크릿 라이팅의 7가지 색상으로 전화를 거는 사람을 나만이 알아보도록 구분해서 알려주는 거죠.

평범한 일상 속에서 특별함을 발견한다
저 같은 경우는 가급적 모든 일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으려고 노력해요. 길을 걷다가, 누군가와 대화를 하다가, 영화를 보다가 혹은 밥을 먹다가 평범한 일상 속에서 특별함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죠. 제품 디자이너로서 갖춰야 할 능력으로 가장 중요하게 꼽을 수 있는 자질은 창의력, 통찰력, 조형감각 등의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보다도 더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바로 체력과 열정입니다. 디자인 품평회를 앞두고는 매일 한두 시간만 자면서 일할 만큼 디자이너란 직업은 힘든 일이지만, 공들여 준비한 디자인이 좋은 평가를 받을 때는 그간의 고생이 눈 녹듯 사라져요 ^^

롤리팝이 내게 남긴 것
롤리팝 폰의 경우 상당히 오랜 기간 1723 세대를 대상으로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관찰하고 직접 대화를 나누었어요. 매일 사용하는 휴대폰에서 그들이 가장 중시하고 원하는 사항들이 무엇인지 파악해 제품에 적용해 호응을 얻었다고 생각해요. 롤리팝 폰은 원래 한국 시장 출시용 휴대폰이었는데 워낙 인기가 좋아서 지금은 계획에 없던 중국과 미국 등 해외 출시 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휴대폰 디자이너로서 보람을 느낀 적이 있다면?
와인폰이 출시되고 어머니께 선물로 사 드렸는데 한 달쯤 지나고나서 어느 날 저에게 문자를 보내시는 거에요. 그 동안 눈이 침침해 작은 글자인 휴대폰으로는 문자를 보내시지 못했는데 말이에요. “아들…문자 배워서 보낸다. 사랑해”라는 문자를 보고 디자이너로서 참 보람을 느꼈죠. 그동안 휴대폰의 글씨가 작아서 문자 메세지는 아예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셨던 어머니였는데… 그 제품을 디자인한 사람으로서 정말 그 느낌은 특별할 수밖에 없었죠.



뽀너스로 롤리팝 폰에 관심이 많은 블로거가 궁금해하는 점을 물어보았습니다.

Q. 개인화와 아이덴티티까지 고려한 여러 감성 요소들이 1723의 마음에 들 것 (라디오키즈)
A. 외관이 너무 심심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10대들은 스티커 같은 걸 많이 붙이니까 오히려 깨끗한걸 좋아하기도 하구요. LED나 시크릿 라이팅, 아기자기한 UI, 셀카 등에 10대들이 좋아할만한 재미요소를 많이 배려했어요.

Q. 쓸데없이 높은 제원보다 즐기는 부분에 집중한 것이 재밌다 (늑돌이)
A. 130만 화소에 광각인지라 자신의 얼굴이 더 ‘작아’ 보이는 효과가 있어 여성들이 좋아할만해요. 보통 셀카용 카메라보다 가격이 비싼 130만 광각 렌즈를 채용하고 소프트웨어로 자동 뽀샵 처리를 한 것 같은 효과를 준 것이 주효한 거 같아요~

Q. DMB가 없어 아쉽다 (외로운 까마귀)
A. 1723대상 고객 조사를 할 때 DMB에 대한 필요를 물었더니 의외로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었어요. DMB가 적용되면 배터리가 두꺼워지는 것도 꺼리고 가격도 올라가니까 필수 기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거죠. 인터넷 강의를 볼 때는 따로 PMP를 사용한다고 답하더라구요.

Q. 아이스크림 혈통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네요;; (강자이너)
A. 파스텔톤 컬러에 심플한 LED가 적용된 외관만 보면 아이스크림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보다 LED도 확대 적용하고 한층 진화된 폰이라고 보시면 될 듯해요.

[롤리팝폰 웹사이트] http://www.cyon.co.kr/event/lollipop/main.jsp

[관련 포스팅]
2009/04/27 – [디자이너 톡톡] 디자이너들의 만능 매니저 – 노방실 선임
2009/04/20 – [디자이너 톡톡] 한국형 디오스 디자이너- 전호일 책임

Writer

정희연 차장(미도리)
은 홍보팀에서 온라인 PR과 글로벌 사이트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끊임없이 자극하며 배움을 넓혀가고 있다. 온라인PR 업무를 담당하게 되면서 기업블로그, PR 2.0, Media 2.0에 대한 스터디를 꾸준히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