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의 조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피부’라고 흔히들 말합니다. 오똑한 코, 반짝이는 눈과 같은 이목구비도 중요하지만, 피부 결이 고와야 미모가 더욱 빛을 발한다는 말이겠지요. 제품 디자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전자업계에서도 이러한 피부 미인이 되기 위한 ‘CMF’ 분야의 경쟁이 매우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CMF란 바로 ‘색깔(color), 소재(material), 마감(finishing)’의 약자로 형태는 점점 평범(normal)해지는 반면 ‘표면 질감’을 새롭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해짐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최근 제품 디자인의 가장 큰 이슈는 제품의 외관, 즉 색깔, 소재, 마감과 같은 후가공을 어떻게 마무리 하느냐가 매우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제품을 구매할 때 소비자에게 가장 매력적인 구매 요소로 다가 갈 수 있는 부분이 제품의 외관이기 때문입니다.

디자인
사실 최근 소비자가 제품 구매를 할 때 제품 사양(specification)과 기술(technology) 수준에는 큰 변별력 없어지고 있습니다. “누가 더 매력적인/ 소비자의 오감을 자극하는/ 소비자에게 감동을 주는 컬러와 소재와 마감재를 사용했는가”가 소비자 구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결국, 간단히 말해서 ‘누가 더 멋진 화장을 하여 예뻐 보이냐’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의 소비자는 제품을 구매할 때 단순히 기능적 필요성 뿐 아니라 그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나의 가치를 높일 수 있기를 원합니다. 때로는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로서 트렌드를 리드할 수 라는 자부심을 갖고 싶어하기도 합니다. 이제 소비자들은 얼마나 신선하고 고급스러운 컬러와 소재를 썼는지, 조명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는지, 어떤 재미를 주는지 등 제품의 외관을 우선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CMF(color, Material, Finishing)팀은 이러한 제품의 컬러와 소재와 표면처리와 관련한 트렌드를 분석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팀에서는 매년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세계적인 각종 Show (maison & objet, milan furniture fair, motor show, London 100% Design CES, IFA 등)를 참관하여 산업 분야별 최신 동향을 파악하고 글로벌 트렌드를 분석해 발표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쇼, 트렌드 협회지, 트렌드 세미나와 같은 객관적인 자료들을 근거로 LG 제품에 적합하도록 적용하기 위한 차별화된 후가공 기법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제가 새로운 후가공 기법을 적용해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한 사례를 몇 가지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제품 사진
엑스노트의 아이비 패턴(Ivy Pattern), Wood PDP, LG50 TV gradation color, Scarlet TV Red Color (클릭하면 확대 보기 가능)

예를 들어 Wood PDP에는 기존의 TV가 모두 검은색인데 어떻게 하면 타사와 차별화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끝에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친환경 트렌드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목재(Wood)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또, 어둡고 복잡한 사회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재미와 활력을 줄 수 없을까 하고 고민한 끝에 Scarlet TV에는 강렬한 붉은 색(Red Color)을 TV 뒷면에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여성 사업가나 사회적 지위가 높은 여성들을 위한 노트북을 만들기 위해 그들이 좋아하는 여성스러운 패턴과 스와로브스키를 사용해 고급스러운 아이비 노트북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모든 제품이 그러하듯 전자 제품도 시장 상황과 트렌드를 분석하여 시장을 리드하고 이슈를 일으킬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렇게 제가 개발한 후 가공이 제품이 적용되어 시장에 나가 있는 모습을 보면 뿌듯함을 느끼는 동시에 여러 생각이 듭니다. 내가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 수 있다는 자부심과 다음 제품을 개발할 때 보완해야 할 점을 알게 되면서 한 단계 성장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구요.

반대로 제가 제안한대로 양산이 안되어 속상한 일도 있었고, 제가 생각한 이미지와는 다른 결과물이 나와서 당황한 적도 많습니다. 비싼 소재를 적용하게 되면 품질은 좋은데 이윤이 줄어드니 무조건 비싸고 좋은 것만 쓸 수도 없는 노릇이죠. 그러다 보니 저렴하면서 품질이 좋은 후가공 소재를 개발해야 하는 데 이건 참 어려운 숙제인 것 같습니다. ^^ 그래도 저는 제가 좋아하고 제가 살아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이 일을 한다는 것이 무척 행복하게 느껴집니다. 외관 디자인이 소비자들에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는 그날까지 저의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전 세계 가전, 가구, 자동차 전시회 등을 돌아다니면서 수집해온 멋진 질감의 디자인 제품들을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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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조성은 주임
조성은 주임은 디자인경영센터 HEB디자인연구소 CMF Team에서 제품 외관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패션과 뷰티에 관심이 많으며 늘 센스 있는 사람이 되고자 끊임없이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