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8일, 예정일보다 17일이나 빨리 진통이 찾아왔습니다.

제왕절개 수술이 잡혀있던터라 응급수술에 들어갔고 드디어 둘째딸 지윤이가 세상에 나왔어요.

둘째는 딸을 바랬던 그래서 더욱더 기다렸던 아기의 탄생은 더할수없는 기쁨이었지요..^^

 

그런데 바로 그 다음날. 신생아실에서 급한 연락이 왔습니다.

아이가 담즙이 섞인 구토를 한다며 대학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아야한다고 하더라구요

청천벽력같은 소리에 바로 대학병원으로 이송했고, 아기는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했습니다.

검사를 한다고 갓 태어난 아기의 손과 발에 주사바늘을 꼽고, 피를 뽑고

금식을 시키면서 가느다란 관을 통해 전해질 음료만 조금씩 넣어주었어요.

전 산부인과 병원에 입원해있느라 가보지도 못하고 어찌나 애가 타던지..

검사결과는 4~5일은 지나봐야 안다는데 그 시간동안 남편과 제 속은 까맣게 타들어갔습니다.

 

산부인과에서 사흘만에 퇴원하던 날.. 열달동안 품고있던 아기가 세상에 나왔는데

집에는 혼자 돌아가려니 텅 빈 집에 들어가는것 같았어요..

퇴원한후로는 몸조리는 생각도못한채 아기가 입원한 병원 면회시간에 맞춰 매일 면회를 다녔습니다.

태어난지 얼마 안된 갓난 아이의 사진

첫번째 검사결과는 다행이 별 문제가 없었어요.

이틀정도 더 지켜보고 퇴원해도 될것 같다는 의사선생님 말씀을 듣고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엉엉 울었습니다.

이제 아이가 건강하다는 안도감과 그동안 가슴 졸이며 엄마인 내가 강해져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보냈던 그 시간들의 긴장감이 한번에 풀어지는것 같았어요..

 

하지만 그날 밤, 안도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 병원에서 급한 연락이 왔습니다.

아기 피검사 결과에서 신생아에게 극히 치명적인 헤르페스균 항체가 발견되었다며

지금 당장 척수액 검사를 들어가야한다고 하더라구요.

그 말을 듣는데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그 날 밤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작은 아기의 척추에 바늘을 꽂아 척수액을 뽑아내고

이미 링거바늘때문에 시퍼렇게 멍이 든 손과 발에서 또다시 피를 뽑았습니다.

내 품에 한번 안아보지도 못하고, 젖한번 물려보지 못한 아이인데

잘못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이 무너지는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 최종결과가 나왔는데요,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

입술물집이 생기는 헤르페스 보균자인 저로부터 받은 항체인것 같다고

현재 활성화된 바이러스는 아니라고 했어요.

바이러스 유무를 판독하는 기계가 애애모한 수치를 양성으로 판단하는바람에 생긴

오진아닌 오진으로 판명이 났습니다.

남편과 저는 그간의 마음고생을 병원측에 따져물을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저.. 감사하다는말밖에 나오질 않더라구요

꼬마 아이와 갓난 아이의 사진

그렇게 피말리는 보름동안의 병원생활을 끝내고

아기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던 날 정말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기를 안고 집으로 들어서는데 우리 네식구가 함께 있을 수 있는

이 작은 집이 있다는것이 행복하고,  네살배기 큰 아이가 동생을 질투할까 걱정했는데

예뻐서 어쩔줄 몰라하는 모습에 또 행복했습니다.

딸아이가 병원에 있는동안에도 건강히 퇴원하면 모유를 먹이겠다는 마음에

계속 모유를 짜서 얼려놓았던 덕분인지 모유가 잘 나오는것도 행복했어요.

가장 소중한 것을 잃을뻔했던 시간을 보내고나니

소소한 일상 하나하나가 모두 벅찬 행복이라는것을 알았습니다.

그 날이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어요..^^

꼬마 아이와 갓난 아이가 자고 있는 모습

그 후로도 딸아이는 한동안 약을 먹고 몇 번 병원에 갈 일이 있었지만

지금은 건강하게 잘 크고 있어요..^^

아이들이 크면서 절 속상하게하고 서운하게 할때마다

행복했던 그 순간을 떠올리면 아이가 건강하기만을 바랬던 그 마음이

아이들을 향한 제 욕심을 가라앉혀 줄 수 있을것 같습니다..

 

매 주마다 다른 주제로 글을 쓰다보니 4주가 훌쩍 갔네요..^^

글을 쓰는 저도 즐거웠고 그동안 제 글을 읽어주셔서 고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