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올해 39된 두 아이 아빠입니다.

제 이야기를 하려구요. 아니 제 아버지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저는 한 여인과 7년여를 연애해서 2003년에 결혼 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해에 아들을 낳았지요. 그런데 우연한 계기로 생후 15일만에 아이가 심장병을 앓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많이 놀라기도 하고, 정신도 없었지만 부모님과 지인들의 도움으로 생후 한달 보름만에 심장 개복수술을 했습니다.

수술결과는 아주 좋다고 그랬어요. 지금 그 첫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네요.

 

그리고 3년 후 둘째 아이를 아내가 잉태를 했습니다.

첫 아이가 심장병을 앓았기 때문에 둘째 아이도 심장병을 앓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많은 걱정 속에서 나름대로 준비를 했죠.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 태아보험도 들어 놓고, 또 초음파로 아이 심장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서 신경을 썼죠.

이런 정성이 하늘에 다았는지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도 심장소리가 건강하다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내의 출산 날.. 전 가족분만을 했기 때문에 아내와 함께 출산의 아픔과 기쁨을 나누고 있었어요.

그리고 몇 시간의 진통 끝에 아내는 둘째 아이를 순산을 했습니다.

아이의 탯줄을 가위로 자르고, 간호사님이 아이를 타올로 부드럽게 쌓고 한쪽으로 아이를 데려가는거에요. 그러면서 저보고 잠시 오라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아이의 손가락을 보여줬는데, 손가락이 6개가 달려 있더군요. 한 손에 엄지 손가락이 2개 더군요.

순간 하늘이 무너진다고 하죠? 제 가슴이 그렇게 무너졌습니다.

그러면서 간호사님은 수술하면 괜찮으니 걱정말라고 하시더라구요.

 

막 아내가 출산을 했지만, 전 그 자리에 있을 수가 없더라구요. 아내 앞에서 눈물을 흘릴 것 같았거든요.

첫 아이가 심장병으로 그 고생을 했었는데, 둘째 아이는 손가락이 열 한개라니…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그 생각에 화장실로 들어가서 물을 틀어놓고 엉엉 울었습니다.

세상에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태어나나 하고 너무너무 서러웠습니다.

 

그래도 아이를 순산했기 때문에 부모님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그리고서는 제 엄마께 전화를 드려서 아이가 건강하다고 이야기를 하고 근데 손가락이 열 한개라고 말하는 순간 제 마음을 추스릴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화기를 잡고 엄마 앞에서 엉엉 울었습니다.

엄마도 놀래셨으면서, 괜찮다고 울지 말라고 하시면서 아버지가 전화를 이어 받으시더군요.

그러시면서 차분한 목소리로 “아기가 손가락이 열한개니?” 하고 물으시는 거에요.

그래서 한쪽에 엄지 손가락이 두개라고 말씀드리면서 또 울음이 나는 거에요.

그런데 아버지는 이러시는 겁니다.

“그래도 참 다행아니니? 손가락이 아홉개가 아니라 열 한개라서 얼마나 다행이니?”

“아홉개 였으면 수술도 못할 뻔 했는데, 열 한개니 한개를 수술해서 떼어버리면 정상 아니니”

그 말씀에 제 마음은 순식간에 풀어졌습니다.

전 아버지의 그 한 말씀 때문에 절망의 순간에서 감사의 자리로 올라올 수 있었습니다.

지금 그 둘째 딸아이가 올해 여섯살입니다.

두 살때 손가락 수술을 해서, 정상인 손가락들 보다는 조금은 다른 모양이지만 제게는 너무도 이쁜 제 딸아이 손이랍니다^^

 

아이의 상태를 보고 절망에 빠졌었지만, 지혜로운 말씀으로 제 생각을 바꿔주신 아버지 덕에 전 절망의 순간에서 벗어나서 감사의 순간으로 올라설 수 있었습니다.

이런 우리 아버지가 참 자랑스럽고, 그리고 그날 그 음성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혹시 지금 절망의 순간에 계신 분들이 계시다면, 생각부터 바꿔보세요. 그럼 저처럼 절망에서 감사로 빠뀔 수도 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