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한치의 거짓됨 없이 사실에 근거한 실화를 바탕으로 서술되었습니다.

노약자, 임산부 및 비위가 약하신 분은 친구에게 읽어 달라고 하세요 ㅋㅋ

 

2009년 여름 무렵, 고향에서 상경한 저는 직장근처에 위치한 조촐한 고시원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었습니다. 남들은 매우 불편하다고 하지만, 쥐뿔도 없이 올라온 가난한 청년으로써 고시원은 정말 아늑한 보급자리였지요. 시간이 지날수록 불편함과 답답함을 느껴서 나오긴 했지만, 빈 지갑 털면 동전 몇 개 튀어 나오던 그때는 정말 꿀맛 같은 곳이었지요.

 

더위가 한참을 달리던 7월말, 저가의 고시원 제방은 별도의 에어컨이나 환풍기 시설이 장착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아주 좁은 고시원 로비에 있던 중형 에어컨 한대가 약 40개 정도 되는 방의 방문 틈 사이로 공급해주던 선선한 공기가 유일한 냉방 수단이었습니다.

 

열대야가 절정에 달하던 그날 밤은 유독 잠을 이루기 힘들어서, 사생활이 조금 노출되는 불편함이 있지만 문을 열어두고 책을 읽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약한 바람이지만 문을 열어두니깐 그래도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았습니다. 평소 같으면 더워서 자정 넘겨 1~2시 즈음에 목이 말라서 잠을 살짝 설치는데, 그날은 정말 깊은 잠이 들었나 봅니다.

 

뜨앗!

아침에 제가 본 장면은 정말 믿기기가 힘든 충격이었습니다.

 

고시원 좁은 침대 아래 사람 하나 겨우 누울 수 있는 공간에 어떤 중년의 사내가 내동댕이 쳐진채 엎어져 있었고, 내 이불 위에는 커다란 피자 한판이 있었습니다. 아니 내용물을 보니, 피자라기 보다는 파전에 가깝네요. 엎어진 사내가 분출해놓은 구토 분비물이 이불을 축축히 적신 채, 덜 마른 내용물이 침대에서 바닥의 사내 머리위로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사내는 멋도 모른 채 이른 아침임에 코를 드렁드렁 골고 있습니다.

 

나는 내가 자다가 몽유병에 이끌려 다른 방에 온 줄 알고 얼른 후다닥 방문 앞에 붙은 숫자를 바라보았습니다. 눈 비비고 다시 봐도 여긴 내방이 맞았습니다! 난 정체불명의 사내에게 화가 나기 보다는 어이가 없고 황당해서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 사내는 바로 반대편 로비의 같은 위치에 위치한 방에 세 들어 가는 다른 고시원 아저씨였습니다. 내방이 네방같고, 네방이 내방 같은 고시원 생활에 익숙해지지 못한 채 술이 떡이 된 채로 내 방을 습격한 사내와 그날의 황당한 기억은 다시 생각해도 끔찍해서 다부지게 기억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