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비가 진짜 많이 오던 날..

비가 너무 많이 내려 연수에 늦을 것 같아서 아침 일찍 서둘렀지요..

10시까지이지만..

둘째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가야 했기에..

남편이 운전하는 차에서 내려 아이를 어린이집 선생님께 인계를 하고..

아이의 가방을 들고 차 문을 닫은 후 선생님께 드리고 뒤를 돌았는데..

저를 버리고 저만치 가버린 남편의 차..

너무 놀라 손을 막 흔들며 500m 정도를 쫓아 달렸지요..

하지만..
차는 멈추지를 않고 더 빨리 가버리는거예요..

하필..
급히 나온다고 오늘따라 핸드폰도 두고 나온터라..

연락할 방법도 없고..

일방통행인 길이었기에 혹시 뒤에 차가 따라오나봤더니 그것도 아니고..

답답한 마음에 발만 동동 구르는데..

5분여가 지났을가요?

다시 나타난 남편의 차..

저는 차문을 열자마자 그냥 가버리면 어떡하냐고 소리를 버럭..

하지만 남편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계속 웃고 있는거예요..

남편은 차문이 닫히는 소리에 제가 탄 줄 알고 급히 차를 출발 시켰고..

“둘째가 자꾸 울어서 큰일이네..”

라고 제게 말을 걸었는데..

제가 대답이 없더래요..

그냥 그런가보다하다가..

“근데 너 비가 이렇게 많이 와서 어떻게 가?”

라고 물었는데도 대답이 없더래요..

그러니까 뒷자석에 타고 있던 첫째가

“아빠..근데 엄마는 어떻게 와요?”라고 물어서 그제야 뒤를 돌아보니 저는 온데간데 없었고..

부랴부랴 다시 돌아온거예요..

어쩐지 대답도 없고..

왜 조수석에 안타고 뒷좌석에 타나 의아했는데..

그제야 의문이 풀린 거죠..

우리 첫째 아니었으면 저는 난리날 뻔 했어요..

비는 이렇게 오는데 가방은 남편 차에 있고..

그렇게 다시 남편의 차를 타고 버스 정류장에 내려 at 센터까지 가는 버스를 탔지요..

영등포에서 양재 끝까지 가는터라 좀 서둘렀어요..

비가 많이 오기에..

8시에 버스를 탔으니까 넉넉잡아 2시간이면 충분히 가리라 생각했지요..

연수시작이 10시거든요..

하지만..

저의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가고..

11시에도 저는 교보타워 앞에 정체되어 있는 버스 안에 있었지요..

안되겠다 싶어서 신논현부터 at센터까지 하염없이 걷기 시작했어요..

가도가도 끝이 없더군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서 있는 버스들..

정체는 풀릴 기미도 없고..

혹시 양재역까지 가면 버스를 탈 수 있으려나 싶었는데..

양재역도 마찬가지 상황..

하염없이 걸었죠..

가도가도 안나오는 at센터..

오늘따라 그 길이 왜 그리 멀던지..

한번도 걸어서 가본 적이 없는데..

진짜 멀더라구요..

도착 시간은 12시 20분..

허걱..

무슨 지방 내려간 것도 아니고..

그렇게 힘들게 힘들게 진흙탕에 빠져가며 도착해보니..

오늘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양재대로가 물에 잠기고 그래서 9시에 오늘 연수 취소한다고 단체 문자를 보냈다는거예요..

거의 쓰러지기 일보직전이었지요..

이럴 수가..

하필 핸드폰을 두고 나온 오늘..

너무 늦어서 집에 들어갔다 나오면 늦을까봐..

뭐 별일 있겠어 싶어 그냥 왔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