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 사진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군대 100일 휴가를
나왔던 어리버리 이등병 때의 웃기고 황당한 순간의 이야기입니다.
휴가 첫째날 집에 도착하여 가족의 환대와 함께
맛있는 점심식사를 나누고, 저녁이 되어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약속장소인 청량리에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였습니다. 가족들과의 점심이 과했던지
속이 더부룩하여, 청량리역에 내리자마자
자판기에서 콜라를 하나 뽑아서 마시고 있었죠.

그 때 백발이 무성하신 할머니 한분이 높은 계단을 빠르게
뛰어 내려오면서 저에게 소리쳤습니다.

할머니: 총각! 총각! 의….의 정부로 가려면 어는 쪽이여!!

나: 네? 잘 못들었습니다.

할머니: 의…..의정부! 의정부 어디서 타냐고!!

마치 지하철 한대가 도착되어 있었고,
곧 떠난다는 안내 방송이 나오고 있던지라
할머니는 저를 다그치며, 문이 닫히려는 차량이 의정부 방향이
맞는지를 묻는 것이 었습니다.

순간 당황했지만, 의정부 방향을 알고 있던 터라
손가락으로 차량을 가르키며 급하게 말했습니다.

나: 할머니 할머니 이 거 빨리 타세요!! 빨리요!!

할머니는 갑자기 어디서 그런 힘이 솟았는지 전광석화와 같은 빠른 속도로
닫히는 지하철 문으로 몸을 날렸고,
무사히 차량에 탑승을 하셨습니다.

닫힌 지하철 유리창문 사이로 흐믓한 표정으로 땀을 훔치는 할머니의 모습이 보였고,
고맙다는 인사라도 하는듯 얼굴에 미소를 지으시며 절 바라보셨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도 잠깐

갑자기 텅! 하는 소리와 함께 차량의 불이 모두 꺼지더니
행선지 표시판에 “회송”이라는 불이 들어오지 뭡니까…

할머니 얼굴의 미소는 사라지고,
삿대질과 함게 알 수 없는 욕을 퍼부으시며
차량은 어두운 터널로 빨려들어 갔습니다…….

10년의 지난 지금도 욕을 하시며
어두운 터널로 빨려들어가는 할머니의 모습이 눈 앞에 선명합니다..
차량기지로 들어가는 지하철을 의정부행으로 착각하여
생긴 제 인생 가장 웃기고 황당한 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