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02년 월드컵이 한창이었습니다.

2002년 5월 21일에 군대전역을 하고, 짧은머리에 아직도 군바리티가 팍팍나는 사람이었지요.

그때 당시 좋아하던 여성분이 있었습니다.

뭐 사귀는 관계는 아니고 어찌어찌 잘되려고 하려는 상황이었습니다.

사건은 그렇게 시작되었지요……

 

저는 이 월드컵이 끝나면 분명 이여자와 사귀고 있을 것이다!!!

라는 생각이 있어서 그해에 월드컵이 그렇게 좋았습니다.

러블리러블리모드가 뿜어져 나오는 상황에서 맞이한 이탈리아와 16강전!!!

 

우리는 그날 단둘이 서울시청 광장을 가게 된 것이었지요!!! 으어어어엉!

당연히 우리나라가 골을 넣으면 전 그녀와 얼싸안고 스킨십을 할 수 있을것이라는 생각에 들떠 있었습니다.

 

그런데…;;;

비에리가 전반에 한골넣었습니다.

아…우린 여기까지인가… 골을 못넣으면 더이상 진전이 없단 말이지요…;;

그렇게 전반이 끝났는데 사람이 많아서 일단 화장실을 참았습니다.

그리고 후반전… 아…골이 안나…왜이래…라며…안절부절…

문제는 여기서부터 …서서히 화장실이 마려웠습니다.

이 인파를 뚫고 화장실을 다녀오자니 그사이에 골이 들어가면? 멸 to the 망…

그냥 참았습니다.

 

후반전이 끝나갈 무렵… 차두리가 오버헤드 킥을 했습니다. 너무나 잘맞아서 안들어갔습니다.

그 오버헤드킥과 함께 저의 신장과 방광은 신경계를 자극하며 더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사인을 보냈습니다.

 

“오빠 어디 안좋아?”

 

라는 그녀에 말에… 겁나 쿨하게…

 

“아니… 우리나라가 지고 있자나…”

 

라고 말했습니다. 이때부터 스킨십은 이미 머리를 떠났습니다. 에라이…

솔직히 어서 이대로 지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더이상 참기가 힘들었고, 분명히 여기 응원하는 사람들중에 나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주변 화장실은 미어터질테니 어서 후반45분땡 치면 화장실을 향해 달려가려고 대기중이었습니다.

 

으엇!! 그런데!! 설기현의 동점골….!!

많은 사람들이 얼싸안고 난리난리…난? 난?

남들 좋아할때 입으로 옅은 미소를 띄면서 남들 얼싸안을때 혼자 외로이 인상을 쓰고 있었지요.

같이간 그 여자분도 그때야 심각성을 깨닫고 화장실가고 싶냐고 묻더군요.

허나 남자의 존심…괜찮타며… 설기현을 원망하고 있었습니다.

왜냐면…연장전이 시작되었으니까요…

 

아놔…당시만해도 골든골제도가 있어서…

솔직히 우리나라던 이탈리아던 제발 누가 빨리좀 넣었으면 좋겠는데…

연장전반이 끝났고… 제 인생에서 그렇게 오래 화장실을 참아봤었나 싶을 정도의 인내심을 가지고 버텼습니다.

 

그리고… 운명의 연장후반…

이영표의 크로스를 안정환이 멋지게 헤딩슛으로 넣었지요…

안정환의 골든골이 제 인생 가장 짜릿했냐구요? 아닙니다. 정확힌 한 10분 후라고 해야할까?

 

안정환이 골을 넣자. 시청광장은 난리가 났습니다.

사람들 정말 극도의 흥분상태로 완전 흥분의 도가니…

 

사실 그녀에게 미안했지만 그때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전 그녀에게 “잠깐 여기 있어봐.”라는 말을 남기며…

그 군중속에 그녀를 남기고 엉거주춤한 폼으로 인파들 속을 빠르게 헤쳐나갔습니다.

정말 군대에서 훈련뛸때도 그렇게 열심히 목표지점을 타격하러 가진 않았었는데…

 

남들 환호할때 전 작은 화장실에서 ‘내 인생의 가장 짜릿한 순간’을 맛보았습니다.

전후반 90분 연장전 25분쯤되었었나요…쉬는시간 15분정도포함하면….130분을 참다가 해결하니 정말이지 짜릿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