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5일 서초 R&D캠퍼스의 디자인경영센터에서 실시한 필진 간담회(더 블로그, 날개를 얻다.)에서 만난 분 중에 가장 인상적인 분은 이철배 상무(디자인경영센터 Strategic Design Planning팀장)이었다. 기업 블로그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공간이 되기를 희망한다.”라고 말씀하신 이철배 상무님을 따라가 시간을 내 달라고 졸라서 더 블로그에 바라는 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임원들은 블로그에 대해 잘 모른다고(혹은 관심이 없다고) 생각한 나의 편견을 여지없이 깨버리고 블로그에 대한 통찰력과 명쾌한 방향을 제시해주셨습니다.

'더 블로그'에 바란다. 디자인경영센터 팀장. 이철배 상무
LG전자 블로그인 <더 블로그>가 오픈 했습니다. 소감이 어떠세요?
처음 우리가 블로그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아~ 이 친구들이 뭔가 제대로 하려고 하는구나~’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기업 홍보란게 뭔가 차가운 인상을 주는데 블로그를 통해서라면 “내가 LG전자에 아는 사람이 생겼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거든요. 직원들의 글을 읽고 그들과 교감을 하게 되면 기업이 일방적인 홍보만 하는 게 아니라 ‘나에게만 이런 비밀 이야기를 해주는구나!’ 하는 기분이 들게 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되면 기업의 어떤 사람(필진)과 내가 친근한 유대 관계를 느끼게 되거든요. 그렇게 되면 블로그의 글들이 약간 허술하고 세련되지 못하더라도 독자들에게 매력을 불러 일으키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더 블로그>에서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했으면 좋을까요? 
기본적으로는 “우리 블로그에 오신 분은 아주 특별한 분이고, 나는 여러분을 믿어요~”라는 느낌을 친근하게 전하고 사람과 사람 간의 특별한 유대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첫째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블로그 주제와 상관없이 댓글이나 부정적인 의견들에 어떻게 세련되게 대응할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블로고스피어 상에서 개인과 기업의 입장은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으니까요 ^^;; 우리를 지켜보는 눈이 많아서 그만큼 운영자들의 수고가 많이 들겠지만, 댓글을  오픈한 것은 모범적인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지속적으로 노력해야죠^^

아, 이건 좀 엉뚱한 생각이긴 한데요, 블로그 방문자들에 대한 로그가 쌓이면 방문자들의 특성이나 관심사를 알아봐 주면서 대화를 하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음식점이나 항공사들의 면식 서비스 같은 것처럼요~ 자주 찾는 방문자를 알아보고 인사라도 건네주면 참 기분 좋지 않겠어요? ㅋㅋ

고객들과의 대화를 통해 인사이트를 얻은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제품 커뮤니티나 블로그를 많이 가보는데 여기 저기 보면 <제품 자랑코너>들이 있어요. “나만의 방법이다.”, “누가 뭐래도 나는 이렇게 쓴다.” 등등 ‘나만의 활용법’ 같은 걸 보면서 인사이트를 얻기도 하지요.
거기에 의견을 남긴 적도 있어요 “저는 디자이너 누군데요~ 제가 어떤 제품을 디자인하고 있고 이 부분이 고민인데 이렇게 하면 좋을까요? 저렇게 하는게 좋을까요?”하고 직접 질문을 하기도 해요. 그런 과정을 통해 고객과 함께 디자인을 해나가는 거죠. 블로그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배울 점이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디자이너들의 창의력 계발을 위해 회사에서 지원하는 것이 있을까요? 
지원이라면 새로운 건물로 이사를 오고 책상 큰 거 주고 좋은 환경을 만들어준 것밖에 없는 것 같은데요 ^^ (실제 디자인경영센터의 책상은 일반 사무직원보다 두 배나 크다.) 실제로 디자이너들이 젊은이들의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신촌, 대학로, 강남 등으로 타운 워칭(Town Watching)을 가기도 합니다.
드물긴 하지만 한달 간 해외로 여행을 보내주고 일기를 써오게 하기도 하죠. 첫날 뭐를 보고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등 디자이너의 시각으로 관찰한 것을 제품에 적용하기도 하죠. 디자이너들은 관점도 “디자이너틱”하기 때문에 일반인과 시각이 좀 다르긴 하거든요^^

디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단순히 외관이 아름다운 것만이 아니고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 ‘라이프 크리에이터’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디자인은 제품 구석구석에 숨어서 고객을 감동시키는 “배려”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만들어지고, 팔려나가고, 설치되고, 사용하고, 고장 나고, 고치고, 버려지고는 모든 싸이클 안에서 자연스럽게 디자이너의 배려가 녹아 들어가는 것이죠. 고객이 매장에 들어가서 다른 제품으로 눈길을 뺏기지 않고 내가 디자인한 핸드폰 앞에 멈춰 서게 하는 것부터 제품을 사용하면서 몇 달 후에라도 “어~ 이런 것까지 고려되어 있었네?” 하는 느낌이 들도록 제품 구석구석 나를 배려하는 요소가 숨어있다는 느낌을 줘야 합니다.

디자인과 예술의 근본적인 차이가 뭔지 아세요? 예술은 좋아하는 사람과 교감하면 되고, 안 좋아하는 사람과는 교감이 안 되면 그걸로 그만입니다. 하지만, 디자인이 고객들로 사랑 받지 못하면 그건 디자이너에게 문제가 있는 겁니다. 디자이너가 고객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잘못된 디자인이 나온 것이죠. 예술은 한 사람을 위한 것(for you)이지만, 디자인은 모두를 위한 것(for the people)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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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배 상무님과 블로그와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고객과 소통해 나간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고, 앞으로 더 블로그의 운영 방향에 대해서도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내치지 않고 기꺼이 이야기를 나눠주신 상무님께 감사드립니다. @.@

Writer

정희연 차장(미도리)
은 홍보팀에서 온라인 PR과 글로벌 사이트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끊임없이 자극하며 배움을 넓혀가고 있다. 온라인PR 업무를 담당하게 되면서 기업블로그, PR 2.0, Media 2.0에 대한 스터디를 꾸준히 진행 중이다.